김훈 목사의 심리상담 칼럼
분류

편집증적 성격장애

작성자 정보

  • 작성자 FOCUS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칼럼기고: 김훈 (호주기독교대학 총장 / 상담학 박사)


24cbc78cf2a8d863b5ce66dfec3d54c8_1605502627_4396.jpg



편집증적 성격장애  


어느 식당에 요리사가 새로 들어왔는데 성실한 것 같고 일도 깔끔하게 할 뿐 아니라 열심히 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서 처음에는 주인이 좋게 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같이 몇 일을 지내고 보니 아주 예민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음식이 조금 짜다고 피드백을 주거나 조금만 다르게 해달라고 요청을 하면 화를 내면서 왜 자기를 못마땅해하냐고 말하면서 이 식당은 사람을 이렇게 푸대접을 한다고 말하며 상관없는 이야기까지 꺼내면서 자신을 이런 식으로 힘들게 하고 부당하게 대우한다면 fair trading (호주의 근로법 관련 기관)에 신고를 하겠다고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 요리사의 반응에 주인은 너무나 황당해서 할 말을 잊어버렸고 사소한 일로 인해 더 말이 안 되는 트집을 잡는 그 요리사와 함께 더 이상 일을 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그날로 해고된 요리사는 식당의 부당함을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며 어떻게 법적 대응을 해야 할 지를 고민한다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상처가 작은 상처가 아니다. 주위를 돌아보면 별 일이 아닌 것 같은 것에 예민하게 반응을 하고 상처를 심하게 받고 크게 반응하며 사람들을 공격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 사람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그만한 일에 왜 그렇게 극단적인 반응을 하냐고 물을 지 모르지만 나름대로 작은 피드백에 상처를 잘 받고 그것을 꼬투리 삼아 사람들에게 잘 따지고 논쟁하고 의심하는 사람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카메론(Cameron, 1963)은 이런 사람을 편집성 성격 장애 (paranoid personality disorder)로 보고 기본적인 신뢰의 결여로 인해 과도한 의심과 적대감을 보이고 반복적인 불평, 격렬한 논쟁, 냉담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 가학적인 양육을 받은 경험이 있어서 그 과정 중 자신과 타인에 대한 가학적 태도를 내면화 한다. 그러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타인의 공격이나 비판, 경멸에 대해서 예민하게 되고 타인의 비난이나 속임에 과도하게 경계하게 된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래서 이들은 자신이 타인에 대해 적대감과 비판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데 그것이 타인으로 하여금 적대감을 갖게 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타인이 믿지 못할 악한 존재라는 생각을 경험을 통해 더 확신하게 된다.


백과 프리먼 (Beck & Freeman,1990)은 이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왜곡된 인지적 특성이 있다고 말하는 데 그것은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악의적이고 기만적이라고 보는 것과 사람들은 기회가 되면 자신을 공격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긴장하고 경계해야만 나에게 피해가 없을 것이다라고 보는 것이 그것이다.


이런 성격의 소유자와 함께 살아가는 배우자는 배우자의 비위를 맞추며 사느라 참으로 고통스럽다. 턱하면 배우자를 의심하고 정절에 대해서 까지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전문가의 도움을 잘 구하지 않는다. 자신의 문제에 대한 인식이 없고 늘 타인에게 문제의 원인을 돌리기 때문이기도 하고 전문가도 신뢰할 만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하나님 까지도 신뢰하지 못해 하나님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더불어 이런 성격이 아동기 후반, 십대 초부터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것임으로 수정과 변화가 정말 어렵다.


한 가정이 있는 데 아버지가 편집성적 성격 장애인데 자주 아내의 정절을 의심하고 아내가 다른 사람에게 눈길을 주었다고 아내를 탓하는 분이셨다. 그런데 그런 아빠로부터 가학적인 양육을 받은 그의 아들은 유전적으로 아버지의 기질까지 이어받아 아버지와 똑같이 편집성적 성격 장애로 발전하게 되었다. 결혼 초에는 남편으로 힘들었던 배우자는 지금은 아들로 인해 힘들게 된 것이다. 평생 극심한 고통과 어려움 가운데 살아가며 삶을 지탱해 나가고 있는 배우자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았는데 조금만 비난을 하면 훨씬 더 크게 화를 내며 반응하는 두 부자 사이에서 늘 참고 인내함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이런 편집성적 성격 장애를 가진 아동,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친구 관계가 외롭고 학교나 사회에 대한 불만이 많고 과민하고 특이한 생각과 공상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는데 일반 인구의 0.5에서 2.5%의 사람이 이런 성격적 장애를 소유하고 있다(100명 중 많으면 3명까지).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할까? 그리고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사실,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없다. 그렇지만 몇 가지 도움이 되는 것을 살펴본다면 편집성 성격 장애의 소유자들을 바라볼 때 1) 그들은 상처가 많은 사람이고 사람들을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임을 인식하고 긍휼함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렇기에 그들이 과도하게 공격하고 비난하며 극단적인 모습을 보일 때 그들과 같이 그들의 공격에 2) 방어적으로 반응하기 보다는 솔직하고 개방적인 자세로 신뢰감을 심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신뢰감을 심어 준 다음에 그들이 자신의 내면적 갈등을 솔직하게 열어 보이면 3) 공감적으로 수용해 주고 이해해 주는 것을 통해 그들이 극단적인 반응 대신에 자신을 그리고 4) 자신의 문제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사랑과 수용을 통해 그들이 자신을 바로 볼 수 있게 도울 수 있고 문제의 원인이 타인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음을 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편집성 성격 장애의 치유의 핵심은 신뢰의 힘으로 문제의 원인이 타인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음을 자각하는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웃을 향해 내미는 사랑의 행위들이 외롭고 불신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정신 질병에서 살려내는 일임을 알고 우리 모두가 작은 사랑의 실천을 한다면 이 세상은 조금 더 나아질 것이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0 / 1 Page